“사랑이 전쟁을 멈출 수 있다면, 우린 총 대신 발라드를 쐈어야지. 근데 왜 자꾸 총만 만들지, 이 X같은 세상은.”
1980년대 후반. 감정 따윈 억눌러야 했던 시대. 하지만 VHS 테이프 하나가 우리를 박살냈다. 이름도 없는 복제본이었고, 자막은 엉망이었고, 화면은 구리디 구렸지만, 그 안에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엔 사랑이 있었다. 이건 사랑과 전쟁, 노래와 무기, 꿈과 현실이 X같이 얽힌 이야기다.
1. 우주는 넓었고, 감정은 없었다
지구에 떨어진 외계 전함. 젠트라디의 공격. 전형적인 SF일 줄 알았지. 그런데 민메이가 튀어나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적이 멈칫한다. 뭐? 노래 한 곡에 전쟁이 중단돼? 그게 『마크로스』의 첫 펀치다.
2. 뒷방 학원에서 감정이 감염됐다
비닐 테이프에 감긴 사랑. 우리가 민메이의 노래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뭔가에 감전된 건, 단지 사운드가 좋아서가 아니었다. 그건 **전파되는 감정의 파동**이었다. 그리고 그건 진짜였다.
3. 삼각관계? 아니, 감정의 중력이다
히카루는 민메이(환상)와 미사(현실) 사이를 흔들린다. 결국 그는 미사를 택한다. 『마크로스』는 말한다. “사랑은 선택이다. 감정은 전투다.” 라고. 그게 정답인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우린 그걸 VHS로 배웠다.
4. 요즘 사랑은 필터를 씌운 JPEG다
DM, 이모지, 틱톡 필터. 감정은 손에 잡히지도, 퍼지지도 않는다. 젠트라디보다 사랑을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크로스』는 40년 전 이걸 예언했다. 사랑은 무기고, 감정은 전파된다고.
5. 결론: 사랑은 초시공적이고 X나게 무섭다
마크로스는 전쟁을 핑계 삼아 사랑을 박아넣는다. 우리가 그걸 학원 뒷방에서 VHS로 처음 본 날, 감정이란 게 얼마나 폭력적인지 처음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도 믿는다. 사랑은 무기보다 강하다고. 그리고, 아직도 그 테이프의 지직거림 위에 민메이의 노래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