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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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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이 될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 별 다를 게 없는 회식, 2차를 가는 틈에 몰래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는 도로 한복판,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핸드폰. 저장되어 있지 않지만, 낯설지 않은 번호가 점멸하며 ‘반응’을 했다. ‘Y'다! 그녀가 런던으로 유학 갔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헤어진 지 3년이라는 시간 만에 존재에 대한 기억조차 희미해 질 수 있었던 것은 내겐 귀띔조차 하지 않고 떠나버린 무정함이 서운했었기 때문이리라. "나 한국 왔어. 잠깐 만나." 얼굴보다 큰 검은 테 안경을 꼈기 때문일까. 테이블 건너, 녹색스트로우를 입에서 떼지 못하고 있는 그녀는 세월이 만들어낸 성숙미 때문일까. 시쳇말로 외국물을 먹어서일까. 그녀는 많이 세련되어진 것 같았고, 달라져 보였다. 긴 시간 나의 안부와 최근 어지러운 한국정세이야기로 대..
'핏빛 러브'는 이제 그만! 세상엔 지고지순한 사랑도 있지만, 차라리 시작하지 아니한 것만 못한, '만남' 그 자체가 불행인 안타까운 관계들도 있다. 이를테면 '사제 간의 사랑' '남매 간의 사랑'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 소재들로는 흔하게 쓰이는 그러한 '특수관계'들이 현실에서는 극히 찾아보기 힘들다. 존재는 하지만 희박하므로 현실에서 그런 것들은 한 다리 건너서 누군가가 그랬다더라하는 '카더라통신'의 '잘못된 만남'이 대부분인 것 같다. 흔치 않으므로 비현실적이라 할 수 있는 그러한 비현실적인 '꺼리'들보다 더 안타깝고 슬픈 관계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피'로 인해 시쳇말로 개피 보는 연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시작하는 연인들 앞에 혈액형이 상대방과 사맛디 아니하여 일보전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인적으로..
그대, 여자랑 안하고 잘 수 있는가? 이장석의 Hot 연애통신 / 2008.07.02 / 그대, 여자랑 안하고 잘 수 있는가? “어떻게 그런 일이! 너 비정상 아냐?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 병원 가야 겠다 너.” 지난 주말 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직장선배가 고개를 꺄우뚱 거리며 말했다. “형, 그게 그렇게 놀라운 일이야?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 보편적인, 아니 정상적인 남성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는 게 그 난리의 이유였다. 미칠 노릇이었다. 내가, 여자랑 잤는데, 말 그대로 그냥 잤다는 거. 사실 ‘그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구태여 손가락 굽히는 시늉까지 해가며, 반쯤 농을 섞은 말투이지만 재차 진위를 확인할..